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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과 췌장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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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60%를 훌쩍 넘습니다. 생존율이 100%에 달하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더라도 59.5%입니다. 하지만 암 치료 결과가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5년 생존율이 한 자리 수에 머무는 암이 있습니다. 바로 췌장암입니다. 생존율 8.7%. 치료가 어려운 까닭에, 발생률은 8위지만 암 사망원인에서는 페암 • 간암 • 위암 • 대장암 바로 다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췌장과 췌장암

 

 


‘이자’라고도 불리는 췌장은 소화 효소 그리고 인슐린을 포함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한 뼘 길이, 약 100g 정도의 이 장기는 위의 뒤, 즉 배안 맨 뒤에 숨겨져 있습니다. 담도의 일부가 지나가는 머리 부분은 십이지장과 붙어 있고 꼬리 부분은 비장과 붙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굉장히 많은 신경과 혈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췌장암의 뚜렷한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폐암, 식도암과 마찬가지로 흡연은 췌장암 발생의 확실한 위험요인으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2~3배 정도 높습니다. 이 외에 만성췌장염 • 비만 • 당뇨 등의 질병, 고지방 • 고칼로리식, 음주 등이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주지만, 유전성 췌장암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납니다.

 

 

'난치암’이라는 이름표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특히 어렵습니다. 황달이나 체중감소, 복통, 소화장애, 당뇨 등의 증상이 있기는 하지만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나타납니다. 장기의 크기가 작고 배안 깊숙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일반적인 X선 촬영, 초음파검사 등으로 찾아내가 쉽지 않으며, CT • MRI • 내시경초음파 등의 검사를 해야 합니다. 또한 암세포 자체의 악성도가 높고 침습성이 강한 데다가, 대정맥 • 대동맥 • 간문맥 등 혈관과 가까워 종양이 조금만 자라도 혈액을 통해 전이가 이뤄지기 때문에 금세 진행됩니다. 실제로 췌장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다른 장기로 전이 또는 국소침윤이 심한 상태에서 발견되며, 전체 환자의 20~30%만이 수술 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 국소침윤: 종양이 인접한 조직이나 세포에 침입하는 것

 


수술을 받게 되더라도 또 다른 난관이 있습니다. 췌장 수술은 그 자체가 워낙 어렵고 힘든 수술입니다. 워낙 인접한 주요 장기 • 혈관 • 신경이 많아, 간이식 수술과 함께 가장 어려운 복부 수술로 손꼽힙니다. 여기에 더해, 췌장암은 아직 다른 암만큼 효과적인 항암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치료에 소극적이거나 치료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췌장암 치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수술 성적과 안전성이 높아지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수립되고 있으며, 조기에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췌장암 수술사망률 0.3% - 최고의 안전성]
혈액암을 제외한 고형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은 바로 수술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 같이 췌장암은 수술 자체의 위험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췌장암 수술에서 특히 안전성(합병증 발생률과 수술 사망률)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최근 10년 간 서울대학교병원의 췌장암 수술 직후 사망률은 0.3%입니다. 심장질환 등 다른 문제가 있는 환자를 제외하면 수술의 결과만으로 사망한 환자는 없었습니다. 이는 췌장암 치료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의 1%보다 우수합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의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34.6%, 5년 생존율은 17%로 존스홉킨스병원의 합병증 41%, 5년 생존율 18%와 비교해 더 우수하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런 결과는 풍부한 치료 경험과 전문 의료진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1961년 국내 최초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 이후, 2013년에는 췌장절제술 통산 3천건을 돌파했습니다. 단일 기관으로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규모입니다. 장기간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췌/담도암 치료만을 전담하는 정예 의료진이 최적의 진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우수한 수술 결과뿐만 아니라 국내 병원중에서 가장 짧은 췌장절제술 입원 기간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 췌십이지장절제술: 휘플수술이라고도 불리며, 췌장의 머리 부분에 생긴 암을 제거하기 위해 췌장 머리부분과 십이지장, 담도 일부,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 한편, 췌장의 몸통이나 꼬리 쪽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에는 종양을 포함한 췌장의 꼬리와 비장을 절제하는 췌미부절제술을 시행.

 

[치료 성적↑, 위험도↓ - 췌십이지장절제수술의 지침 수립]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의사에 따라서 전이 위험을 낮추기 위해 림프절을 두 배 정도 많이 절제하는 ‘확대 림프절 절제’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수술 직후 사망률이 높고 심한 합병증 때문에 생존하더라도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하지만 림프절 절제 범위와 생존율의 관계에 대해 정확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확대 림프절 절제’는 위험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표준 림프절 절제’와 마찬가지로 시행돼 왔습니다.

 

서울대학교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는 병원 간, 의사 간 수술방법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효과적인 수술 방법의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10여 곳 이상의 국내 대학병원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신뢰성을 높인 이 연구를 통해, 확대 림프절 절제 대신 표준 림프절 절제만으로 더 우수한 췌장암 치료 성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환자들은 불필요한 확대 림프절 절제로 인해 난치성 설사, 영양실조 등 합병증을 겪을 필요 없이 보다 안전하게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수술 + 항암치료 = 생존율 향상]
위의 연구에서는 췌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같이 받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 역시 밝혀졌습니다. 췌장암 환자 대부분은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습니다. 항암치료의 합병증을 겪어야 하는 반면, 다른 암과 비교하면 항암치료의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구 조사 대상 중 수술 후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료 결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환자들은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중앙생존기간이 7개월 이상 길었습니다. 즉, 안전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췌장암 수술과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함께 받음으로써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 중앙생존기간: 대상 환자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기간

 

[췌장암 진행 위험 평가하는 진단모델]

췌장암 치료 성적 향상을 위해서는 전구병변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 역시 중요합니다.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 등의 췌장암 전구병변은 비교적 발견이 용이하며 췌장암보다 10배 이상 많이 발생합니다. 그 중 약 2~3%가 실제 췌장암으로 진행되므로 전구병변 진단을 받으면 일단 수술로 제거해 암 발생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췌장수술이 어렵고 환자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은 관찰을 계속할 뿐입니다. 
* 전구병변: 어떤 병의 발병을 시사하는 증상 또는 어떤 병이 발병하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

 


서울대학교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는 국내 병원 7군데, 전세계 주요 병원 20여 곳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 연구를 주도하여, 전구병변이 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얼마나 큰지 평가할 수 있는 진단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전구병변 환자 중 어떤 사람이 어떤 시기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 모델을 이용하면 암 진행 위험이 큰 환자는 조기에 꼭 필요한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위험이 없는 환자는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췌장암 치료]
췌장십이지장절제수술의 표준화 연구는 외과 분야 세계 최고의 학술지인 Annals of Surgery에 게재되었습니다. 췌장암 전구병변의 악성도 진단에 대한 연구는 세계간담췌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구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자인 장진영 교수는 2010년부터 하버드, 메이오, MSK, 존스홉킨스 등 세계 유수 병원 의료진과 함께 세계췌장학회가 주관하는 췌장암 전구병변 국제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까지도 췌장암은 선진국 암 중 하나로 서양이나 일본이 치료와 연구 주도했지만 서울대학교병원은 우수한 치료 수준과 연구 성과들을 제시하며 국제적으로 높은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췌장암 조기 진단하는 혈액검사 방법]
치료가 어려운 암 중에서도 가장 악성으로 손꼽히는 췌장암. 하지만 치료뿐만 아니라 조기진단의 새 길 역시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는 혈액을 이용해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병원이 참여하는 임상연구를 주도하여, 정상세포와 췌장암을 보다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20여 개를 발견하였으며, 빠르면 2015년 초에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바이오마커: 각종 질환의 징후,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외견상으로 발견이 어려운 미세한 변화도 측정할 수 있어 질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

 

 

 

췌장암 치료 성적 향상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 덕분에 설령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췌장암의 치료 결과는 분명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췌장암 치료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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